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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ONEDAYONE] 이영곤 패턴메이킹 담당 교수_Remind the Black and Not Just Black, NOIRER2018-05-16 13: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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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ind the Black and Not Just Black, NOIRER

Sensitive Black, Remind the Black and Not Just Black
NOIRER


철저하고 명확하게, 어느 하나 디자이너 ‘이영곤’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옷이 없을 만큼 브랜드의 철학과 옷의 본질을 연구하는 브랜드 ‘노이어(NOIRER)’. 블랙 컬러 하나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가히 매력적인 디테일로 가득한 노이어의 옷은 입는 사람의 인생과 가치관에 대한 조용한 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어느덧 6년을 함께한 노이어가 쌓아온 시간과 더 나아가기 위한 구상들에 대해 들어본 시간.
‘어둡다, 짙다 그리고 농후하다. 우리는 그러한 옷을 만들고 소통한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최근에 헤라 서울 패션 위크에서 2018 F/W 컬렉션을 마치고 바로 다음 국내에서 판매될 2018 summer Ready to wear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컬렉션을 보면 여성복이 여덟 착장이 나오는데 그 디자인을 토대로 여성복 라인 또한 계획하고 있다.


2018 FW 컬렉션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노이어는 주로 콘셉트명을 미리 정해놓고 시작하기보다는 노이어 브랜드의 감성을 바탕으로 전개해 나간다. 이번 컬렉션 같은 경우는 작업을 하면서 즐겨 듣던 노래가 있었는데, 바로 ‘PLACEBO’의 ‘B3’이라는 곡이다. 노이어의 아이덴티티인 블랙 컬러의 ‘B’를 이 노래 제목에 대입하여 ‘B3’, 즉 세 가지의 블랙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기존에 추구하던 심플하고 미니멀한 블랙부터 노이어가 중요시하는 그리고 기반으로 두고 있는 ‘테일러링’을 재미있게 풀어낸 블랙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가장 트렌디한 ‘테크 웨어’의 요소를 나타낸 블랙까지, 이렇게 총 세 가지의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블랙으로 테마를 정하고 디자인을 전개했다.



이번 시즌이 디테일적인 요소가 가장 강했던 것 같다. 가장 신경 쓴 디테일의 착장이 있다면.
이번 컬렉션 착장 중에서 블랙과 그레이 컬러 두 가지로 나온 롱 코트 아이템이 있다. 코트를 뒤집으면 안에 베스트가 부착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단순히 달려있는 형태가 아닌 어깨에 짊어 멜 수 있는 착용 방법을 고려하여 만들었다. 베스트를 입는 형태가 아닌 걸친다고 보면 되겠다. 그만큼 여러 가지 착용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패턴 제작에 있어서도 다른 아이템에 비해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이 코트를 먼저 제작한 뒤에 세 가지 블랙 중 테크 웨어적인 요소를 이 옷으로부터 풀어내었다.




항상 군더더기 없는 테일러링이 돋보이는데 이런 완성도 있는 제작에 이르기까지 테일러링에 대해 배워온 과정이 궁금하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 교수님으로부터 가장 칭찬받았던 부분이 패턴이었다. 그때 마침 제일 존경하던 교수님도 패턴 교수님이시기도 했고. 그렇게 학창 시절에 패턴에 대해 많이 배우고 연구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모델리스트를 준비하게 되었다. 후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그 브랜드의 모든 컬렉션 옷의 패턴 작업을 맡게 되었다. 패턴사는 다 자기만의 패턴이 있지 않나. 그런 경험들을 토대로 나만의 패턴을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 노이어가 자체적으로 패턴을 개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일일이 패턴 작업을 하다 보면 작업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릴 듯한데, 그럼에도 자체적인 패턴 작업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다면.
대게 디자이너들은 소재를 보고 디자인을 풀어내거나 디자인을 먼저 하고 소재를 대입시키곤 한다. 하지만 노이어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옷에 대한 철학으로 보자면 이와의 방법은 우리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 기능성에 의거하고 불필요한 요소는 배제시키는 우리의 콘셉트에서 위 두 가지 방법으로는 만족도 있는 옷이 나오지 않더라, 그 이후에는 패턴지를 깔아놓고 디자인이 들어간다. 한 쪽에는 바로 바로 패턴을 뜰 수 있는 패턴지와 한쪽에는 도식화, 그리고 다른 한 쪽에는 소재를 보며 한번에 진행한다. 오래 걸리는 것도 있지만 브랜드를 6년째 진행해 오다 보니 이제는 기본 베이스 아이템들이 있기 때문에 이 아이템들로부터 변형시키는 작업으로 오히려 전보다 더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여성복 같은 경우는 기존에는 남성복만을 작업해 왔기 때문에 외부 패턴사에게 의뢰해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가 생각했던 느낌과 다른 옷이 나와서 제작을 진행하지 않은 것들도 있다. 이런 경우가 있다 보니 자체적인 작업을 더 고수하게 되는 것 같다.


다크 웨어 브랜드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다크 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무래도 사람들의 인식 속에 노이어가 블랙 컬러를 추구하는 브랜드이다 보니, 다크 웨어의 느낌을 많이 받으시는 듯하다. 그렇지만 노이어가 추구하는 느낌은 다크 웨어보다는 오히려 우아하고 겸손하며 섹시한 옷이라는 생각을 한다. 사용하고 있는 소재도 그렇고 실루엣이 주는 전반적인 느낌이 매니아적인 다크 웨어보다는 좀 더 컨템포러리하고 섹시한 스타일이다. 그래서 어떤 스타일에 대해서 노이어를 인식하고 불러주시는 부분이 감사하긴 하지만 이제는 다크 웨어라고 불러주시는 것으로부터 탈피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면 모노톤의 컬러만을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저의 베이스가 모델리스트이다 보니 패턴으로부터 디자인의 감성과 재미를 전하고 싶다. 굳이 옷에 다양한 컬러가 들어가지 않더라도, 블랙 컬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옷을 만들고자 한다.


컬러가 블랙 한 가지이다 보니 디자인의 디테일은 물론 원단이 주는 느낌에 더 눈이 가는 것 같다. 원단을 선택하는 기준은 어떠한가.
우선 원단이 주는 고유의 깊이감을 우선시한다. 코튼이나 리넨처럼 딱딱하게 떨어지는 소재보다는 실크나 울 같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느낌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부드럽고 깊이감 있는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또 한 가지로는 블랙 안에서도 블루 블랙이라든지 여러 가지의 느낌이 존재하는 부분을 생각한다. 그래서 원단을 낮에 햇빛에 비추어 보기도 하고 또 겨울에 맞는 블랙, 여름에 맞는 블랙으로 시즌과의 연관성을 맞추어 보는 등 다양한 느낌이 공존하는 블랙 컬러 원단을 선별한다.


컬렉션마다 고수하는 디테일과 실루엣은 무엇인지
실크 테이프라고 여성복에서 주머니를 뜨지 않게 잡아주는 용도의 부자재가 있는데, 이 실크 테이프를 활용한 디테일이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모든 옷에 숨어들어가 있다. 노이어의 주 스테디 아이템인 ‘구르카 팬츠’를 보면 (허리를 교차시켜서 묶는 디테일을 지닌 팬츠의 통칭) 한 쪽 부분에는 버클과 이 실크 테이프를 이용하여 너비를 조절할 수 있는 디테일이 들어가 있으며 모든 택은 이 테이프로 묶여서 제작된다. 의도적으로라도 실크 테이프를 활용하려고 한다. 실루엣에 있어서는 요즘 오버사이즈를 많이 볼 수 있는데, 노이어의 팬츠는 다른 브랜드보다 조금 더 슬림한 핏이다.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노이어만의 느낌과 디테일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한다.


16 F/W NOIRER 


개인적으로 해체주의 디자인을 선호하는데, 16 F/W 컬렉션에서 해체적인 느낌을 많이 받아 인상 깊었다. 해체적인 디자인도 선호하는가.
사실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가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이다. 난잡한 해체주의가 아닌 기본적인 옷의 이해로부터 시작한, 어떻게 보면 진정한 해체주의를 디자인으로 실현한 그분으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아직 소비자들에게 해체주의적 성향이 온전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은 아니다. 컬렉션으로 조금씩 풀어내고 있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해체주의적 디자인을 전부 담은 컬렉션을 해보고 싶다. 이번 컬렉션에서도 두 번째 블랙인 테일러링적 요소를 활용하여 안감이 외부로 노출이 되는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첫 번째 블랙의 미니멀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시기도 하고, 세 번째 블랙인 테크 웨어 무드는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고, 정작 가장 하고 싶은 느낌은 두 번째 블랙이다. 테일러링과 해체주의의 융합을 앞으로 점점 더 드러내고 싶다.


노이어에 해체적인 요소를 더 가미하면, 또 다른 느낌으로 멋있는 옷이 탄생할 것 같다.
패턴을 직접 작업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는 에피소드 1, 2, 3으로 나누어서 한 달에 한 벌이든, 두 벌이든 조금씩 시도를 해볼까 한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컬렉션 의상보다는 더 많은 작업 시간을 요하는 디자인이기에 여유를 두고 꾸준히 작업을 할 계획이다. 판매용이 아닌 순전히 노이어의 디자인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이벤트로 SNS에 불시적으로 공개한다든지 하는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 이제는 해체주의의 범주가 너무나도 커졌는데, 그 안에서도 노이어만의 해체주의를 찾아내고 그 감성을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17 S/S '남인근'작가와의 협업 컬렉션


지난 시즌, 사진작가 ‘남인근’과의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종류의 협업 작업을 선보였다.
브랜드를 론칭할 때부터 꾸준히 구매해주신 고객분이 계셨는데 알고 보니 바로 ‘남인근’ 사진 작가님이었다. 후에 연이 닿아 맞춤 서비스를 해드렸고 만족하시며 본인의 사진집인 ‘위로’라는 책을 선물해주셨다. 개인적으로 불안정한 심리 상태이던 그 시기에 남인근 사진 작가님의 사진집은 책 제목과도 일맥상통한 위로와 안정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작가님과의 협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착용하고 있는 반지 또한 ‘소운 스웬(SEWN SWEN)’이라는 주얼리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제품이다. 이번 시즌 같은 경우는 전부터 알고 지낸 가방 브랜드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였다. 이런 디자인 브랜드와의 작업이 많았는데, 사진작가와의 협업은 다른 분야와의 만남이라 더욱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다음으로는 음악과의 컬래버레이션이 어떨까 생각 중이다.


음악과 패션의 만남을 어떤 식으로 풀어가고 싶은가.
흔히 국내에서는 음악 아티스트와의 조우가 주로 하우스풍 음악이나 일렉트로닉과 같이 리듬감 있는 장르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은데 노이어는 뉴에이지나 클래식 같은 장르의 음악을 시각적으로 풀되, 정말 설득력 있는 연결 고리를 나타내 보고 싶다. 이 음악을 들으면 이 옷이 연상되고, 이 옷을 보면 이 음악이 연상되도록. 사실 컬렉션 쇼와 음악의 연관성은 굉장히 깊은데, 이것을 제대로 풀어낸 디자인은 아직 보지 못했다. 그래서 한 번쯤 음악과 패션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협업 작업을 해보고 싶다.


NOIRER 우먼스 라인 컬렉션


작년에 노이어의 우먼스 라인이 처음으로 출시되었다. 우먼즈 라인의 앞으로 방향은 어떠한지.
현재는 노이어의 기존 남성복 아이템 중에서 여성복으로 풀어내도 괜찮겠다는 디자인만을 선별해서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후에 우먼스 라인으로써 좀 더 여성복의 뚜렷한 색깔을 노이어와 접목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 나오는 시점에 본격적으로 론칭할 계획이다. 올여름에는 한 서너 아이템 정도가 출시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노이어라는 브랜드의 앞으로를 그려본다면.
어느덧 6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노이어가 진정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이끌어나갈 방향성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해졌다. 소비자와의 소통으로 이어지는 판매도 중요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해체주의적인 성향을 더 드러내어 노이어의 콘셉트를 더 분명하게 확립하고 싶다. 지금보다 더 뚜렷하게 각인될 수 있는 노이어를 찾고 보여주는 것이 앞으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지 않을까.

기사원본: www.onedayone.kr/article/fashion/detail/291